‘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 바란다 [칼럼] 무등로에서

[칼럼] 무등로에서
김만선 문화비평가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11월 06일(일) 15:46
(2022 10월 제113호)광주비엔날레는 광주를 대표하는 미술행사다. 지난 1995년 1회 대회를 치른 이후 꾸준히 행사를 개최해 내년 4월 제14회 행사를 앞두고 있다.
초창기에는 시련도 적지 않았다. 관람객 수에 집착한 나머지 공무원과 학생을 동원해 논란이 됐고, 국고 10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큰 행사임에도 성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광주비엔날레는 한때 ‘무용론’까지 제기됐지만 ‘기왕 시작한 행사를 중동무이하는 것은 물색없는 일’이라는 옹호론을 뒷배로 꿋꿋이 명맥을 이어가, 이제는 세계 5대 비엔날레 중 하나로 꼽힐 정도가 됐다. 그동안의 시행착오들이 단단한 성장판이 된 셈이다.
광주비엔날레가 광주의 대표적인 미술 축제라면 문학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행사가 있다. 10월 광주에서 열리는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그것이다. 지난 2017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4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격년제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또 다른 ‘광주비엔날레’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비롯한 세계 문호들과 한국 대표 작가들이 잇따라 방문, ‘광주의 품’에서 소통하고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지난 6월부터 강좌와 대담, 작가와의 만남으로 꾸며지는 ‘미리 만나는 아시아 문학’이 사전 행사로 진행돼 열기를 달구고 있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광주’ 등식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곳의 문학적 뿌리가 깊고 탄탄하기 때문이다. 광주는 박용철, 김현승, 조태일, 김남주 작가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수많은 문학인을 배출한 ‘예향’이다. 문순태, 김준태, 김우창, 곽재구, 박노해 씨 등은 현재도 왕성한 필력을 선보이며 문단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지역 문학인들의 소망이었던 광주문학관 건립도 한창 진행 중인 만큼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특히 광주 민주화투쟁의 경험을 아시아 국가들과 공유하고 국제 평화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뜻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확장성 또한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 취업시장에서의 소외와 대학 구조조정 희생양으로 비롯된 인문학의 위기 속에 ‘펜(문학)의 힘’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변곡점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광주비엔날레의 경험을 통해 이미 체감했듯이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역시 시민이 함께 참여할 때 제대로 정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한 주최 측이 홍보와 참여 유도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지만 시민 체감지수는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치솟는 물가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은 시민을 문화로부터 더욱 격리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부저기 거두는 열매는 없다. 시민 참여없는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아무리 성대한 행사라도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고 말 것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핵심 랜드마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광주비엔날레도 아닌 바로 ‘광주시민’이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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