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상인 일상에 ‘새 활력’ 불어넣는다

[문화공간탐구]충장로 문화거점 '충장22'
옛 간장공장 건물 탈바꿈 구도심 복합문화공간
대동문화재단 2년간 실질 운영 상권 발전 견인

개관 3년 만 문화예술 허브 역할 ‘비전 선포’
레지던스·공연·축제 연계 행사 등 활발 운영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3년 08월 15일(화) 17:49
(2023 7월 122호=글 정채경 기자)지역 대표 구도심으로 손꼽히는 충장로5가. 이 일대 문화플랫폼으로 중추 역할을 할 복합문화공간 ‘충장22’(동구 충장로22번길 8-6)가 개관 3년 여 만에 재도약을 발표해 주목된다. 광주 동구로부터 새 위탁 기관으로 선정된 (사)대동문화재단이 지난 6월1일부터 2년간 충장22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게 된 것.
충장22의 비전 선포식이 열린 6월8일 오후 만남의광장은 이 일대가 새 활력이 돌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가게 운영을 뒤로 한 채 충장22의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상인들은 물론이고 시민 15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식전행사로 마련된 흥마당 문화예술협회의 난타와 머찌그레이스의 패션쇼, 본 무대인 김용철의 설장구, 김향순 명창의 판소리, 장호준 빛고을영무장농악단의 판굿, 김진화 샤인무용단의 창작무용, 퓨전밴드 더 블루이어즈의 무대, 무등종합예술단의 난타 공연, 빛고을영무장농악단의 판굿, 정용주의 포크송 무대 등을 즐겼다. 또 행사 내내 공예 플리마켓 및 명장명인장인협회 작품전시회 등 부대행사도 펼쳐졌다. 미술학도들이 충장로 일대를 스케치한 어반스케치전 ‘예술로 만나는 충장로’와 광주청년미술제 ‘오대원소-물질의 역사와 빛의 시대’ 등도 동시에 열려 비전선포식을 찾은 방문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충장22가 개관하던 2020년 5월 이후 이곳에 사람이 이처럼 몰린 것은 오랜만의 광경이었다. 무엇보다 충장22가 상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당시 충장22는 큰 꿈을 품고 오픈했다. 충장로는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과 광복 이후 4·19혁명, 1980년 5·18민주화운동 등의 주요 장소이자 과거 각종 패션 등 문화를 선도하는 호남 최대 번화가였으나 오래된 가게가 즐비하고 상권이 쇠퇴해 지역민들의 발길을 붙들기 어렵게 됐다. 이러한 상황 속 충장22의 개관은 충장로를 활성화하는 매개로 기대감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이 공간을 통해 충장로 4·5가에 청년들과 경제활동인구 유입을 유도해 충장로 일대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었다. 공간 활성화가 실현되면 시너지 효과로 주민 및 상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을까 해서다.
비전 선포식

건물은 1975년 개업한 간장공장을 리모델링했다. 폐업해 공·폐가로 10여 년간 이상 방치돼온 이곳을 광주 동구가 도심 활성화를 위해 문화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로 74억원을 들여 신축, 리모델링했다. 연 면적 1882.27㎡(348평) 기존 2층 건물을 4층으로 증축한 증축동으로 구성,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다. 다목적 전시공간 및 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한 레지던시 공간 22개로 구성돼 있다. 식음료를 판매하는 Cafe22와 체력단련실 등 동네 주민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지역공동체 네트워크를 형성, 구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건물 명칭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주거·작업 공간이 22개라는 점과 도로명주소가 충장로 22번길이라는 점에 착안해 붙여졌다. 이는 같은 해 1월22일부터 약 10일 간 동구청 직원들과 동구 모바일 앱 ‘두드립’을 통해 지역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결정된 이름이다.
코워킹(Coworking·공간을 공유하면서 독립적 활동을 하는 스타일)·코리빙(Coliving·공유주거)을 지향하는 이곳은 지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창작자들이 개별 작업 뿐만 아니라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등 ‘공유’의 기능을 강조한 소셜 믹스(Social Mix·사회계층혼합) 공간으로 꾸며졌다.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 사랑방을 표방했지만,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심화되고 확산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레지던스 입주 작가를 구하고 공실없이 운영에 들어가면서 라디오와 유튜브 등을 활용해 여러 콘텐츠를 내놨지만, 짧은 시간에 여러 세대를 아우르면서 충장22만의 고유성과 차별성이 깃든 특색과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재개관은 누구보다 충장22의 활성화를 기다려온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된 게 아닌가 싶다.
1층에 마련된 충장로의 역사 안내판

지난해 1층에 충장로 역사를 집대성한 ‘충장역사문화관’이 조성됐다. 동구가 지난해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예비사업 공모에 선정돼 명가골목 충장45 유네스코 사업으로 상생발전협의회와 손잡으면서 실현돼 조성 이후 도시재생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충장로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지도로 표현한 충장로의 역사, 도·소매 상인, 음식점 상인들의 역사와 상인이야기 등을 담은 오래된 가게, 상인들의 장인 정신을 조명, 작품을 전시한 상인들이 만드는 문화 충장로, 키워드로 본 충장로 변천사 포토존, 광주와 충장로의 미래 100년을 조명한 콘텐츠 등으로 구성됐다. 사람들이 오가는 통로에 조성돼 있다 보니 거리를 자유로이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눈에 잘 띄고, 충장22를 가볍게 방문한 방문객들이 충장역사문화관을 통해 충장22가 들어선 이 일대의 역사의 조망이 가능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제2의 시기를 맞은 충장22는 첫 운영사업으로 지난달 팔방미인레지던시 입주작가를 모집했다. 충장발전 연계 사업으로 진행되는 레지던시에는 최종 10인(팀)을 선정, 이들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창작활동, 지역연계·시민연계 프로젝트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공동체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공유 공간을 지원하고 지역 축제 행사와 연계해 상권 활성화 및 방문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상시 온·오프라인 버스킹 문화를 조성, 어린이 놀이터 공간으로 활용하며, 주변 상가 콘텐츠와 연계한 전시행사 컬래버레이션과 상권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윤병학 대동문화재단 충장발전전략본부 단장은 “연말까지 브랜드화할 수 있는 공연과 거리에서 버스킹을 매주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청년들이 이 공간에서 청춘을 발산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충장22에서 선보이는 문화예술 장르로 충장로가 공감의 거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상열 대동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복합문화공간 ‘충장22’는 원도심 충장로의 발전을 견인할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충장22가 앞으로 도시재생 공간으로서 구도심의 활성화를 견인하는 거점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창립 이후 28년간 전통문화를 지켜오며 쌓아온 문화단체의 노하우를 접목해 복합문화 레지던스 공간이자 시민문화마당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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