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실된 연기 위해 먼저 ‘진정한 나’ 돼야죠 [신문화탐색]배우 김은미 극단 청춘 부대표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24년 01월 08일(월) 1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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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청춘 부대표 김은미 배우는 극 중 엄마를 남겨두고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윤지 역을 맡았다. 그는 죽은 자의 입장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바라보는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무척 가슴 아팠으며 표현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가족의 죽음을 다룬 작품이었는데요. 연기가 쉽지 않은 역할이다 보니 연출, 상대 배우와 많은 대화가 필요했죠. 늘 그렇듯 공연 후 아쉬움은 남았지만, 연습과정과 무대에서 많은 걸 배우고 얻을 수 있었습니다.”
김 배우는 광주에서 어느덧 19년째 연극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베테랑이다.
어렸을 때부터 연극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연극부 활동을 해왔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일상생활에서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였으나, 연극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에 재미를 느껴 자연스레 직업으로 연극배우를 선택하게 됐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남몰래 타향살이까지 자처하며 연극 활동을 이어갔다고 한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원래 집이 순천인데 일부러 취업을 광주로 해 독립을 했죠. 독립 후 한동안은 부모님을 속이고 연극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05년 광주의 전문예술단체인 극단 청춘에 입단,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19년 극단의 부대표가 됐으며 이후 광주연극배우협회 부회장 등을 맡아 활발히 활동했다.2013년 광주연극배우협회로부터 연극배우상을 받았으며 2015년 한국연극협회에서 대한민국 청년연극인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금껏 출연한 작품만 해도 ‘유미래 실종사건’, ‘사랑을 주세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마요네즈’, ‘12만KM’ 등 90여편이 넘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2018년 광주 대표로 대한민국연극제에 나가 선보인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다. 한 가정의 어머니이자 간암 말기인 남편의 죽음을 곁에서 바라보는 70대 홍매 역을 맡았다. 당시 실제 나이보다 2배가 많은 역할이었는데,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6개월의 연습 기간 동안 수많은 할머니들의 말투와 행동, 생김새 등을 관찰하고 연구하며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당시 남편 역을 맡은 고 이기인 배우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함께 호흡을 주고받으면서 큰 어려움 없이 극에 몰입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해 평온하고 의연한 자세로 무사히 무대를 마쳤다.
“이기인 선생님과는 22세부터 함께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소중하고 감사한 분인데 3년 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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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을 보며 저 무대 위에 서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상상해보곤 한다. 김은미 배우는 스스로의 숨겨진 면들이 발현되는 것을 연극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또 무대 위에서 다른 이가 된다는 것은 진짜 나 자신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공연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그 안에서 몰랐던 숨겨진 내면이 드러나면서 그와 갈등하고 또 화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극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는 무대 위에서 멋지게 연기하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고 이런 게 좋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나 자신과 소통하고, 다른 배우와 스텝들 또 관객들과 교감하면서 하나의 에너지로 결합되는 과정이 가장 크다고 느낍니다. 다른 누군가가 돼 연기하는 것은 진짜 나 자신이 돼야만 가능한 것 같아요. 나와 다른 이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지는 그런 느낌이죠.”
배우는 ‘천의 얼굴’이라 불린다. 자신과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환상 속 인물 등 그 무엇도 될 수 있다. 김은미 배우는 자신과 전혀 공통점이 없는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바람이다. 연기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그 배우의 외형이나 이미지, 성향에 맞는 연기를 맡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틀에서 벗어나 한계 없는 연기를 꿈꿔본다.
그가 속한 극단 청춘은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오는 12월22일부터 24일까지 예술극장 통에서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올릴 예정이다. 깊은 감동과 메시지를 가진 작품인 만큼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선보이길 원한다.
“공연을 하면서 매번 여러 관객을 만나면 좋겠지만, 작품의 스타일 또는 홍보나 시기 등에 따라 그렇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현장에서 관객을 직접 만나는 공연이다 보니 관객 확보가 정말 중요합니다. 배우와 스텝 모두의 땀방울과 열정이 모여 만든, 소중한 공연을 더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그의 연기 인생은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나 자신이 돼야만이 다른 누군가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연기의 시작은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제 인생의 목표 중 하나는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거예요. 그래야 더 좋은, 감동을 주는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력이 쌓여도 안주하지 않고 늘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배우이고 싶습니다.”

2026.10.24 (토) 17: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