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지역사회 봉사 앞장 “힘들고 어려운 이웃 도울 수 있어 뿌듯”

[시대공감]고윤순 광주 농성2동 봉사회장
1998년 농성2동봉사회 입회 1만 3748시간 봉사 앞장
지역사회 복지증진 공로 인정 ‘적십자봉사원대장’ 수상
세월호 무료급식·코로나19 마스크 제작 등 적극 나서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4년 07월 28일(일) 18:42
(2024년 6월 133호=글 김다경 기자·사진 최기남 기자) “‘나눔’이란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 마음이 허락하는 한 계속 봉사를 이어나갈 겁니다.”
내가 아닌 타인을 돕는 ‘봉사’는 스스로를 내려놓는 희생정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고윤순 광주 농성2동 봉사회장은 36년간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에 앞장서며 지역사회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고 회장은 광주 서구 농성2동에 1987년부터 거주하며 지역 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1998년 2월 농성2동봉사회에 입회한 이후 36년 동안 1만3748시간을 자신이 아닌 이웃을 돕는데 썼다.
농성2동봉사회 회장이자 주민자치위원장, 안전모니터봉사단과 광주식약청 소비자 감시원 등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그는 최근 지역사회 복지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적십자봉사원대장’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는 “봉사 실천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덕망 있고 존경받는 이에게 매년 한 번씩 수여하는 상이라 알고 있다”면서 “평생 봉사에 몸 담아온 제게 ‘훈장’과 같은 상이라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부터 남을 돕는 것에서 자주 보람을 느낀 고윤순 회장은 1988년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처음 봉사를 시작했다.
“올림픽 때 우리나라에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좋은 기억을 갖고 가길 바랐습니다. 우리나라를 홍보하고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통역 봉사를 했고, 그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적십자봉사단 봉사원 대표로 약 12년 간 무료 급식 봉사를 총괄 진행해왔다. 매일 새벽 음식 재료가 들어오면 봉사원들과 함께 다듬고 요리해 정확히 오전 11시 반이 되면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가까운 지역사회뿐 아니라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전국 어느 현장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진행한 무료 급식 봉사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세 자녀와 각각 50만원씩 모은 총 200만원으로 김치를 담가 진도에 직접 내려가 전달했고, 약 한 달간 무료급식 봉사를 하며 유가족들과 슬픔을 나누기도 했다.
광주 서구 농성2동 보장협의체(위원장 고윤순) 위원들과 심철의 광주시의원 등이 관내 사회복지시설 및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전달할 사랑의 김장김치를 담그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혼란에 빠졌을 때도 그는 피하기 보단 남을 돕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 일손이 부족해 영암군청 공무원들이 마스크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봉사원들과 한걸음에 달려갔다.
가장 힘들었던 건 외부와의 단절이었다. 방역이 철저한 마스크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매일 코로나 검사를 철저히 진행하고, 외부사람들과도 일절 만나지 않았다. 이른 새벽 영암으로 출발해 집에 돌아오면 밤 9시가 넘는 일과가 계속됐으며, 마스크 재료가 다 소진될 때까지 일손을 보탰다.
광주 코로나19 1호 환자가 발생한 열린병원이 폐쇄됐을 때는 안전모니터봉사단 소속으로 모두가 기피하는 급식 봉사를 한 달 가까이 진행했다.
“당시 코로나19가 막 시작됐을 때라 사람들의 두려움이 심한 시기였어요. 몹시 추운 겨울이었는데 격리된 코로나19 환자들이 차가운 도시락을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찾아갔죠. 눈보라 속에서 텐트를 치고 음식을 만들면서도 아픈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어 기뻤습니다. 환자들이 너무 감사하다고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이뿐만 아니라 2004년 수해로 침수 피해를 입은 전남 곡성군 소재 오리농장의 사육장에서 수만 마리의 폐사된 오리를 수거했으며, 2007년 태안(만리포) 원유유출 사고 당시 자원봉사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급식 봉사와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했다. 또 2016년 울산 태화강 일대에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 이재민을 위한 급식지원 및 세탁활동 등 피해복구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결식아동을 위한 밑반찬 지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명절음식 나눔은 물론 빵나눔터 시설을 이용해 봉사원들과 주기적으로 빵을 만들어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청소년교화시설 등에 전달해왔다. 광주천, 무등산 환경정화활동과 헌혈캠페인 등으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복지 활동에도 앞장섰다.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봉사활동에 매진해온 고윤순 회장. 자신보다 병약한 사람이나 어려운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음에 매일 감사를 느낀다고 한다.
고 회장은 끝으로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준 자녀들을 볼 때라고 말했다. 손자, 손녀들도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며 힘이 닿는 순간까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참 좋았던 건 우리 아이들이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어른으로 바르게 성장해준 겁니다. 손자, 손녀들도 바르게 성장해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봉사를 하고 싶어요.”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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